세계사 수업 전선, 양호합니다... 임용일기

세계사는 나름 순항중이다. 우선은 학생들이 1차시 수업에서 버틸 수 있는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가 파악이 되었다. 2.5쪽이 수업에서 버틸 수 있는 최대치다. 두개반 중 하나는 전반적으로 조용하다. 다른 하나는 완전 도깨비 시장. 그래도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줘서 기쁘다. 내가 학생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이런거구나 하고 절실히 느낀다.

근데 왜 매일 태반이 엎드려 자냐고. 1교시는 1교시라 자고. 3교시는 밥먹기 직전이라 배고파서 자고. 4교시는 식후라 자고. 6,7교시는 귀가 직전이라 자고.

저런 수업은 나도 하겠다 임용일기

오늘 1학년 모반 수업. 지난 체육 시간에 아드레날린 분비가 아직 가시지 않은 흔한 남고 1학년 반의 모습이었다. 교과서를 준비 시키고 화장실 다녀오지 않은 학생들 마저 다녀오게 시키고 교복 마저 환복시키고. 그렇게 어영부영 5분이 지나갔다.

오늘 수업도 10페이지 가량 빼야한다. 중간고사가 고려까지기 때문에... 나름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교과서에 중요한 내용을 밑줄쳐가며 필기하는 수업을 해왔다. 그래도 서울 유명 사립고인데 어느 정도는 따라오겠지라는 기대는 했는데... 생각보다 부진한 아이들을 보면서 고민이 들었다.

학생들은 수업준비는 뒷전이고 자기네끼리 떠들기 바쁘다. 빨리 환복하고 교과서 꺼내라고 전달을 하자, 한 학생이 말했다. "선생님, xx가 선생님 같은 수업은 자기도 하겠대요."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웃으면서 "우와 그러면 오늘 수업은 xx가 해주면 되겠네." 하고 넘어갔다.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와 허탈해졌다. 그 아이는 악의적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남 흉내내기 좋아하는 학생인지라 내 수업방식은 자기도 곧잘 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 반성을 할만한 계기가 되기엔 충분했다. 왜냐하면 학습량 부담을 알기 때문이다.

보다 효율적인 수업? 모두가 행복한 수업? 일단 내 레벨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은 높고 현실은 시궁창이니. 뭐 그래도 내 수업이 재밌다고 해주는 10중 4~5명만 믿고 갈 수 밖에...

통제가 안되는 아이들, 슬슬 올라오는 딥빡 임용일기

2학년 문과 + 사춘기 덜빠진 1학년 = ㅜㅜ

세계사 수업 일기 임용일기

세계사 시수가 4단위라 일주일에 한번은 영화를 보여주는데... 출발 비디오 여행 김경식이 된 기분이다. 주말간 수업을 반성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고민하던중 학생들과 소통이 너무 없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그래서 수업 시작과 함께 수업태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공지했다. 교과서를 들고와라. 필기도구를 들어라. 의자에 붙어있는 것은 등받이지 옆구리받이가 아니다 등등. 그리고 질문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시도했다. 자문자답하는 자충수를 피하기 위해 학생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호명했다.

여기까진 나름 좋았다. 그런데 나 역시 이런 수업을 받고 성장한 세대가 아닌지라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에 서투르다고 느껴졌다. 학생에게 정답이 아닌 너의 자유로운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면서도 답을 말해주길 기다린다던가, 학생이 신선한 답을 말해도 이를 보다 고차원적으로 통합하지 못했다.

내일은 또 어떤 삽질을 할것인가...또르르...

내가 책임자인지 대리자인지 임용일기

얼떨결에 학교 특색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 사수로부터 인수인계는 제대로 받지 못했고 해당 이벤트가 닥치기 전에 조금씩 물어가면서 일을 배우는 중이다. 따지고보면 금년 특색사업 담당자는 분명 나인데... 계속 물어가면서 일을 배우자니 곤혹스러운 측면이 있다. 대리자처럼 행동을 하는 것이다.

요는, 지난주까지 학생 모집을 마감하고 오늘은 서류를 추려서 학생 선발을 검토해야 했다. 그런데 관리자들이 들어와서 면접을 보는 것이야 뭐 요식행위고... 내가 사전에 인원을 추려서 올려야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추릴 것이냐, 방법이 문제다. 그래서 사수한테 물었더니 각반 담임들한테 추천을 받으라는 조언을 주었다.

그 자리에선 그대로 수긍을 했다. 그런데 이게 담임들 앞에서 물을때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전개된다. 한마디로 '선생님반에서 3명 어플라이 했는데 떨어뜨릴 놈 몇놈만 집어주세요'라는 말을 완곡하게 하는 말이다. 그런데 담임 입장에서 자기반 학생을 그렇게 집어줄 수 있는 없다. 문제아여도 자기반 학생이니까 어떻게든 데리고 가달라고 부탁을 한다.

어쨌건간에 순간 되게 나쁜 사람, 교사가 아닌 것만 같았다. 담임 선생님들한테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서둘러 물러났는데 입맛이 영 개운치않다.

이번주도 수업에 변화를 임용일기

벌써 일요일 저녁이구나. 시부럴. 수업에 어떻게 변화를
줄 것인가. 1학년 한국사는 지금처럼 그냥 이어간다. 어차피 변화를 줄수도 없다. 진도 빼기 바쁘다...2학년 세계사는 변화가 많이 필요하다. 우선 수업 준비도 자체가 엉망이다. 그리고 수업시수가 4단위인만큼 학생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바꿔야한다. 소제목을 보면서 질문만들기를 할 예정인데 잘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3학년 한국사도 별 부담은 없다. 일주일에 한번인데 뭐. 다만 1교시라는게 부담이긴 하다만...에고 인생 맘대로 되는게 원래 아니잖냐. 또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패해보자.

척 베리 사망하다 노래 한 줄




  '락앤롤 대부' 척 베리가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는 외신. 오늘은 척 베리를 스트리밍하면서 수업준비를 해보자. 

또 한주가 지나가고 임용일기

또 한주가 지나갔다. 이번주 월요일의 무기력한 내모습을 잊을 수 없다. 학생은 통제가 안되고 그저 멍하니 학생들을 바라보던 내 모습.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것들은 학생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환상은 깨진지 오래. 이번주에 실패에서는 무엇을 얻어가야 할 것인가.

무기력하게 지내던 차에 부장님을 식당에서 만났다. 애로사항은 없는지 물어보던 중 상벌점제도를 잘 활용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그 자리에선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했지만 선뜻 실행할 수는 없었다. 내 심성 자체도 그렇거니와 교사는 '기다리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벌점을 준다고 아이들이 제대로 따라올리도 만무하다.

그래서 수업 들어가기가 두려웠다. 아이들의 질문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되려 그것은 고맙다. 다만 교사는 학생들이 마음을 열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때가 올때까지 철저한 수업준비로 아이들을 맞아야 하는데... 그런 신념이 꺾일까봐 두려웠다.

돌아오는 월요일엔 또 사리가 얼마나 생성될 것인가. 천하제일 사리 생성대회에 참가하는 기분이다.

3주차에 접어드는 시점 임용일기

앞선 수업들의 실패에서 새롭게 리뉴얼해야 하는 시점이다. 고1 한국사는 2단위라서 강의로만 진행해야 한다. 교과서는 전설의 리베르스쿨이라 답이 없다. 요약하고 강의.
고2 세계사는 무려 4단위다. 강의식으로만 진행했더니 아이들이 퍼질러잔다. 진도 걱정없이 내일부터는 자료들을 잔뜩 보여줄 예정이다. 문제의식도 하나씩 심어주고 말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교사자존감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

그렇게 돌려 세웠으면 안됐는데 임용일기

오늘 처음으로 학생들이 내 자리에 찾아왔다. 수업 관련 질문은 아니고 학교 특색 사업 참가 문의를 위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다음주 월요일에 오라고 돌려세우고 말았다. 가만 생각해보면 그냥 그렇게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정보도 주고 친절하게 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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