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부터 토익이 新유형으로 바뀐다고 한다. 학생들은 기회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유형이 바뀌기 전에 점수를 확보하려 할 것이고 학원은 물들어왔다고 판단, 열심히 노를 저을 것이다. 취직 이후 실제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토익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은 여전히 토익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럼에도 취직 활동을 하는 한국인이라면 토익은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관문임에는 틀림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어는 한국인에게 일종의 악몽이자 유령과 같다. 재밌는 사실은 대학에서 전공 선택을 할 때 수학이 싫어서 문과를 택한 사람도 있지만 영어가 싫어서 영어 안하는 학과를 선택한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영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토익 점수와는 거리가 먼 근원적인 영어 콤플렉스다. 이를테면 영어로 발표하는 수업이라든가 영어로 대화하는 자리에서 내 의견을 전하고 싶은데 ‘정말 쉬운 그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식은 땀이 줄줄 흐르는 경험 같은 것 말이다.
이제는 한국사회에서 토익에 대해 한층 더 솔직해진 분위기다. 솔직해졌다는 것의 의미는 토익이 객관적인 영어 구사력을 담보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모 발라드 가수와 영화 평론가를 내세웠던 모 학원의 광고에서는 ‘토익은 영어가 아니라 시험이다’라고 공개적으로 언명했다. 사실 이쯤 되면 뭐랄까. (이놈의 사회에서 위선 따위는 이제 필요 없지만) 노골적으로 ‘시험 점수 만들어 줄게’라며 취준생을 기만하는, 기업과 학원 사이의 모종의 내막을 만천하에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랬다. (는 뭐라는 건지 알수가 없다.)
그나저나 토익에 목매는 한국인의 모습은 언제부터 나타난 현상일까? 옛날 신문을 뒤져보면 1980년대 전반기는 영어 의 대중화가 꽃피던 시절이고 후반으로 갈수록 영어가 점차 한국 사회에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 잡아가는 순간임을 알 수 있다. 1982년 9월 10일 동아일보의 한 기사는 한국의 토익 형성기를 잘 보여준다.

1982년 9월 10일, 동아일보, <일반인의 英語실력 가늠 토익 韓國에 상륙>
신문에 따르면 토익은 1979년 처음 창설해 일본을 거쳐 1982년 한국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당시 한국사회의 분위기는 토익에 대해서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성인들의 영어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국제공인의 평가제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신문은 당시 기업체들의 토익에 대한 환영적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당시 기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사원들을 상대로 영어 시험을 출제하며 연수를 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피로감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현대그룹과 호텔신라는 자체적으로 영어 시험을 치르고 있었는데 점차 토익으로 이를 대체할 뜻을 내비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입사시험의 영어과목을 토익으로 대체”한다던가, “해외지사파견 선발시험”, “자체 내 인사고과를 위한 승진시험” “어학연수의 평가시험”, “사원의 외국어 장려책" 등은 이제 토익이 대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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