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주머니로 고기가 먹고 싶다면: 용인 죽전 <여장군> 식탐의 기록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는 업자들의 한낱 농간일 뿐이야 하면서 무시하고 싶지만... 삼겹살 데이에는 한돈 농가를 위해 고기를 사먹어야겠다는 모순된 마음이 차오른다.(그런데 어제 먹은 것은 멕시코산 돼지지롱). 요즘처럼 돼지고기가격이 금값인 시절엔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고기 사먹기가 내키지 않는다. 그러한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목살이나 삼겹살 같은 메이저 부위(?)가 아닌 갈매기살이나 항정살 같은 마이너한 부위다.(요즘은 역전된 것 같은 분위기지만) 저렴한 가격에 고기로 배를 채웠으니 이 얼마나 뿌듯한가.

 

죽전 <여장군>은 부속 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메뉴는 크게 살모듬부속 모듬으로 나눠지는데 한 접시 당 10,000원이다. 반접시도 가능하니 사장님과 네고할 일도 없고 이 얼마나 쾌적한 환경인가. “살모듬은 갈매기살, 아구살, 뽈살, 항정살, 혀밑살, 뒷목살 등이 포함된다. “부속모듬은 껍데기, 오소리 감투등이 포함된다. 연탄불에 살살 구워서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이역만리 머나먼 멕시코에서 희생되었으나 한국에서 부속고기라는 이름으로 너와 나는 이렇게 만나는구나. 김춘수라는 시인의 <꽃>이라는 시를 너는 아는지. 너는 강남의 꽃등심과 비교하며 너를 낮출지 몰라도 너는 내게 꽃등심 그 이상이다. 비록 너는 내 뱃속에서 형해화되어 사라지더라도. 내 대장과 소장 십이지장은 너를 잊었어도 내 혓바닥의 감촉은 너를 잊지 못한다. 조만간 다시 만나 따뜻한 연탄불을 쬐가며 못다한 대화 이어가자꾸나.(는 저질 드립 죄송합니다) 



덧글

  • JIP 2016/03/04 20:56 # 답글

    고기는 언제나 옳습니다.
    그것이 어디에서 왔더라도 말이지요ㅎ
  • 섹사 2016/03/05 20:11 #

    그렇습니다~ ㅋㅋ
  • 신냥 2016/03/04 22:10 # 답글

    싸고 맛있으니 붐비는 가게겠네요~
    왠지 멀리 살아 억울합니다~ㅎ
  • 섹사 2016/03/05 20:12 #

    사람이 많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동네 가게이다 보니까 줄서서 먹는 정도는 아니고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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