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수업에 대한 오해? 넝마, 역사


역사과 임고생이라면 달달 외워야 하는 책이 하나가 있다. 이름하야 <역사교육의 내용과 방법>. 흔히들 녹색책이라고 부른다. 한국 역사교육의 몇 안되는 지식 생산 카르텔이 매년 연구 성과를 책으로 낼때마다 역사과 임고생들의 피맺힌 절규가 터져 나온다. 본서의 주 독자층은 주로 현장에 있는 역사교사와 임용고시 준비생이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읽기에 흥미로운 꼭지는 별로 없다. 그래도 그중에서 재밌는 부분 한 꼭지를 소개한다. 내맘대로 

경인교대 강선주는 역사 수업에 대한 오해 2가지를 소개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오해1. 학생들의 활동이 중심이 되는 수업만이 역사적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오해2.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이 수업에 반영되어야 좋은 수업이다. 

오해1에서 강이 우려하는 것은 '활동'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수업이다. 강은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활동이 학생의 역사적 사고력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설명식 수업에서 교사가 주도하여 문답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것 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씀. 강은 오해2를 논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묻는다. '과연 학생들이 흥미로워한다고 하여 그것이 저절로 교육적 가치를 획득하는 것인가?' 따라서 수업 설계시 교사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임용고시 수험생 시바끄. 강은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즉흥적인 만족감을 넘어서 노력을 통해서 성취해가는 과정을 통해 흥미와 만족을 느끼는 방법을 일깨우고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습관을 기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중략)...학생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 자료와 활동의 적젏나 배합, 그리고 즉각적인 만족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노력이 보태져서 완결될 수 있는 구조로 수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강선주, '역사 수업의 방법', "역사교육의 내용과 방법", 책과함께, 2007년, 265~268쪽.


덧글

  • 삼국사기 오주갑인상 2016/12/20 22:42 # 답글

    정답을 정해놓고 사고력이 향상될 수는 없겠죠.
    필수선택+국정교과서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듭니다.
  • 삼국사기 오주갑인상 2016/12/20 22:54 # 답글

    역사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글의 예를 하나 들면 이렇습니다.

    진서(648)에도 마한왕과 진한왕이 289년까지 조공을 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던 마한과 진한이 삼국사기 초기기록에 나오는 것처럼 백제와 신라의 대결구도로 재편된 상황은 광개토왕릉비(414)에 가서야 비로소 나타난다. 일본서기(720)에도 391년에 그런 상황이었다고 한다. 광개토왕릉비와 일본서기는 임나, 가라 그리고 안라를 공통적으로 기록하고 있어 서로의 신뢰성을 더해준다. 그렇다면 289년에서 391년 사이의 시기에 마한, 진한 그리고 변한은 백제, 신라 그리고 임나로 재편되었을 것이다.
    중국 대륙의 변화가 한반도의 변화로 이어지는 경향을 생각해 볼 때, 진(晉)이 316년에 망한 상황이 삼한의 재편을 가져왔을 가능성이 높다. 낙랑과 대방이 각각 313년과 314년에 고려에 병합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일본서기의 2주갑인상처럼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도 5주갑인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마한이 망한 시기가 8년이라고 되어 있고 진서에는 마한의 조공 기록이 289년까지 나타나며 광개토왕릉비에는 391년의 기록에서 마한이 사라지고 백제가 한국의 맹주로 등장하고 있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오류가 있었다면 5주갑 300년의 착오가 있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 진냥 2016/12/21 08:58 #

    역사 교육의 목표가 학생들에게 '역사가처럼 사고하는 법'을 기르는 것이긴 하지만, 사료 원문과 논문을 텍스트로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 진냥 2016/12/21 08:57 # 답글

    파란책 노란책 녹색책 남색책 갈색책에 번외로 하얀책과 까만책까지.... 정말 지옥 라인이지요....
    최근 트랜드가 배움 중심 교육이라 하여 학생 활동을 대단히 강조하는데, 그런 연수를 들을 때마다 이 책의 이 구절이 생각나서 조금 씁쓸합니다.
  • 섹사 2016/12/21 09:57 #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 돌발 상황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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