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는 이 영화 안볼건데요? 지금 이 리뷰를 쓰기 위해서 누적 관객수를 확인했는데 11만이 조금 안된다. 잠깐만 110만이 아니고? 11만? 김하늘, 유인영 팬과 사범대생과 임고낭인이 주관객층이 아니었을까 감히 내맘대로 상상해봅니다.
거울같은, 오해했던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 이야기일 것 같으니까. 12월에 1차 시험이 끝나고 2차 준비를 하는 기간 동안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았다. '1차를 통과하지 못했으면 어쩌지?' '그렇다면 이 스터디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런 마음으로 4주를 보냈다. 그때 이 영화를 만난 것이다. 영화의 예고편은 우선 흥미를 가지기 충분했다. "은교"의 성 반전 버전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여교사'라는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가 예사롭지 않기도 했고. 그럼에도 사실 그런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 네 이야기일지도 몰라'라고 영화 예고편이 말걸기를 해온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영화 감독이 김태용이라니. 얼마만에 김태용의 영화란 말인가. 탕웨이는 잘 있는지. 식의 쓸데없는 trivia를 펼쳐가다가 동명이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69년생 김태용과 87년생 김태용 두 분에게 모두 쏴리. 그런데 '금마가 금마가 아니라'서 서운해할 필요는 없었다. 본 영화의 감독 김태용의 내공도 만만치 않았다. 기간제 교사의 신산한 삶을 잘 그려준 것도 고맙고 문제의식도 신선했다. 계속해서 좋은 영화 만들어주시길.

열등감이라는 블랙홀
효주(김하늘)는 사립고등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는 기간제 교사다. 교육공무원법 제32조 2항에서는 기간제교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교원이 파견 연수 정직 직위해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직무를 이탈하게 되어 후임자의 보충이 불가피한 경우에 이를 대신하는 이. 또는 특정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경우. 학교 측에서는 효주를 정규교원으로 채용할 의무는 없다. 교원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한시적으로 고용해서 쓰면 될 뿐이다. 즉, 대리인생이다. 후년 재계약 대상자로 올라가지 않으면 누군가가 자신을 대체할 것이다. 효주 그리고 모든 기간제교원이 꿈꾸는 것은 단 하나다. 정교사. 정교사가 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으로 보이되 감정은 보일 수 없다. 감정은 효주의 것이 아니다. 감정은 통제의 대상이다.
효주는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것이 현명하게 이 바닥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출산, 결혼등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이 담긴 계약서를 강요받아도 사정이 있어서 담임을 맡을 수 없다는 효주에게 정색을 하며 '무슨 사정?'이라고 되묻는 교감에게도. 생존을 위해서라면 상사의 고압적인 태도를 어느 정도 견뎌야 하는 것은 시대를 불문하고 똑같다. 그런데 학생에게도 다음과 같은 소리를 듣고서도 자신의 감정을 내비칠 수 없다면? "핸드폰 돌려줘. ㅆㅂ 정식교사도 아닌 년이!" 교사는 학생과의 진실한 만남을 통해 교육이라는 목적적 행위를 하는 주체라고 교육학의 어느 구절에 적혀있었던가. 촛점없는 시선으로 그리고 기계같은 목소리로 "판서해."라며 감정 낭비를 최소화하며 하루를 버텨내는 효주에게 그러한 열정을 주문하는 것은 과욕이자 실례다.
그런 효주에게 처음으로 욕망이 발생한다. 그것은 이사장의 딸이자 신규 교사로 발령받은 혜영(유인영)의 고등학생 애인 재하(이원근)를 뺏는 것. 하지만 그렇게 마음먹기로 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극 초반에 재하와 효주가 연정을 품고 있는 듯한 암시를 주지만 감독은 이를 관객이 납득할만큼 두텁게 그려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묘사된 둘의 감정은 효주를 이해하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효주가 혜영으로부터 재하를 뺏고 싶어할 때 그것은 정말로 재하를 좋아해서였을까?' 그것은 전복시킬 수 없는 계급관계에 균열을 내보고 싶은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바꿔 말하면 열등감이 정말로 재하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게 만든 것은 아닐까? 열등감은 결국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만 그럼에도 효주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혜영의 집에서 나온 후 효주가 돌아갈 곳은 자신의 교무실이다. 구조는 공고하다.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도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효주가 보이는 모든 감정들은 열등감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 이야기일 것 같으니까. 12월에 1차 시험이 끝나고 2차 준비를 하는 기간 동안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았다. '1차를 통과하지 못했으면 어쩌지?' '그렇다면 이 스터디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런 마음으로 4주를 보냈다. 그때 이 영화를 만난 것이다. 영화의 예고편은 우선 흥미를 가지기 충분했다. "은교"의 성 반전 버전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여교사'라는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가 예사롭지 않기도 했고. 그럼에도 사실 그런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 네 이야기일지도 몰라'라고 영화 예고편이 말걸기를 해온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영화 감독이 김태용이라니. 얼마만에 김태용의 영화란 말인가. 탕웨이는 잘 있는지. 식의 쓸데없는 trivia를 펼쳐가다가 동명이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열등감이라는 블랙홀
효주(김하늘)는 사립고등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는 기간제 교사다. 교육공무원법 제32조 2항에서는 기간제교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교원이 파견 연수 정직 직위해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직무를 이탈하게 되어 후임자의 보충이 불가피한 경우에 이를 대신하는 이. 또는 특정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경우. 학교 측에서는 효주를 정규교원으로 채용할 의무는 없다. 교원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한시적으로 고용해서 쓰면 될 뿐이다. 즉, 대리인생이다. 후년 재계약 대상자로 올라가지 않으면 누군가가 자신을 대체할 것이다. 효주 그리고 모든 기간제교원이 꿈꾸는 것은 단 하나다. 정교사. 정교사가 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으로 보이되 감정은 보일 수 없다. 감정은 효주의 것이 아니다. 감정은 통제의 대상이다.
효주는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것이 현명하게 이 바닥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출산, 결혼등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이 담긴 계약서를 강요받아도 사정이 있어서 담임을 맡을 수 없다는 효주에게 정색을 하며 '무슨 사정?'이라고 되묻는 교감에게도. 생존을 위해서라면 상사의 고압적인 태도를 어느 정도 견뎌야 하는 것은 시대를 불문하고 똑같다. 그런데 학생에게도 다음과 같은 소리를 듣고서도 자신의 감정을 내비칠 수 없다면? "핸드폰 돌려줘. ㅆㅂ 정식교사도 아닌 년이!" 교사는 학생과의 진실한 만남을 통해 교육이라는 목적적 행위를 하는 주체라고 교육학의 어느 구절에 적혀있었던가. 촛점없는 시선으로 그리고 기계같은 목소리로 "판서해."라며 감정 낭비를 최소화하며 하루를 버텨내는 효주에게 그러한 열정을 주문하는 것은 과욕이자 실례다.
그런 효주에게 처음으로 욕망이 발생한다. 그것은 이사장의 딸이자 신규 교사로 발령받은 혜영(유인영)의 고등학생 애인 재하(이원근)를 뺏는 것. 하지만 그렇게 마음먹기로 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극 초반에 재하와 효주가 연정을 품고 있는 듯한 암시를 주지만 감독은 이를 관객이 납득할만큼 두텁게 그려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묘사된 둘의 감정은 효주를 이해하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효주가 혜영으로부터 재하를 뺏고 싶어할 때 그것은 정말로 재하를 좋아해서였을까?' 그것은 전복시킬 수 없는 계급관계에 균열을 내보고 싶은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바꿔 말하면 열등감이 정말로 재하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게 만든 것은 아닐까? 열등감은 결국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만 그럼에도 효주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혜영의 집에서 나온 후 효주가 돌아갈 곳은 자신의 교무실이다. 구조는 공고하다.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도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효주가 보이는 모든 감정들은 열등감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자크 라캉의 유명한 명제.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 욕망의 대상은 자연적 타자가 아니라 타자의 욕망이라는 것 그리고 타자가 욕망하는 방식으로 욕망한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무엇을 원하지만 그 욕구가 자연적 자아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부모의 기대, 열등감, 사회적 지위에 대한 열망등을 종합적으로 투영한 후 자신의 욕망이 된다. 욕망은 으레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자아의 소외를 불러온다.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했던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자가 느끼는 허전함의 심연이란. 효주는 자신의 욕망이 혜영의 욕망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무엇을 느꼈을까? 현실이 불만스럽고 이 욕망이 내 욕망인지 욕망이 나인지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당장 영화관으로 가시라.
*수정. 씨네21의 김태용 감독 인터뷰를 링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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