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방문서류접수 #SRT #성심당튀소 휘발 직전의 단상


  오늘은 06시 기상은 아니다. 단지 접수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주에는 05시 30분에 기상해야 사실상 조삼모사 참으로 아름답고 훌륭하고 거룩하고 경이롭고 찬탄해 마지 않는 자필 자소서, 이력서, 응시원서를 들고 대전으로 향했다. 자동차를 타고 갈까 하다가 그래도 이런 기회에 SRT 타야지 언제 타보냐 하는 심정으로 수서에서 SRT를 탔다. 다음주에 바로 탄다고 븅신아 KTX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고속으로 슝슝 달리니까 약 50분 만에 창밖으로 엑스포 아파트가 보이는 걸 보니 대전에 도착했음을 직감했다. 앙SR띠. 


  대전역에서 학교가 있는 동네 어귀까지는 버스로 20분 도보로 10분정도 소요되었다. 그런데 이 지역이 구도심 지역인지라 건물도 길도 많은 것이 낡았다. 뭔가 얍실하게 오리엔탈리즘적인 시선이 발동하면서 존나게 동네를 찰칵찰칵 찍어대며 올라가니 어느새 학교에 도착. 



 학교에 도착하고 서류를 제출할 행정실의 위치를 스캔한다. D지도를 통해 검색하니 저 건물이 아니고 뒷건물이란다. '사립학교라면 역시 산에 있어줘야 제맛이지..근데 헉헉 ㅅㅂ 헉헉 계단이 ㅅㅂ 헉헉'하면서 오르다보니 어느새 도착. 헉헉 힘들다 헉헉.




 트랙도 이쁘고 운동장도 이쁘다... 왠지 육개장 큰사발에다가 막걸리 하나 까서 먹어야만 할 것같은 해발 높이와 눈앞에 펼쳐진 조망. 잠깐 멍때리다가 행정실로 입장해서 수험표 받고 다시 퇴갤. 부디 좋은 인연이 있는 학교이길 빈다. 이제는 성심당 튀소를 사서 복귀할 시간.


  은행동에 있는 성심당 본점에 들릴 시간은 없고 대전 역사에 있는 성심당을 향했다. 기차 출발 시간까지 앞으로 10분. 최대한 빨리 튀소를 구입하고 플랫폼으로 뛰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내 앞앞에서 일시적으로 고구마 튀소가 품절. 아 시바끄. 그렇다면 선택지는 튀소와 부추빵 뿐. 이럴땐 행복회로를 빨리 돌리는 자가 승리자다. '헤헤 배달 시켜 먹지머 낄낄 어차피 튀소는 두 입 물면 물려서 못먹음 낄낄.' 이러고 있는데 앞에 있는 아주머니 왈, "고구마 튀소 주세요." 알바는 당황하지 않고 "현재 고구마 튀소는 일시 품절입니다 고객님." 아주머니 역시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KBS 1TV 아침마당 녹화 시작. 

  "아이고 고구마 튀소가 없구나. 나갔구나. 인기가 많아서 그지? 그럼 얼마나 걸리려나...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 나올 수 있겠다 그지? 아이고 그거 먹으려고 온건데. 참. 에고 허허. 그래도 딴 거 먹으면 고구마 튀소가 생각이 나겠지... 흐음 어쩔까 학생... 조금 더 기다렸다가 살까 아니면 그냥 다른 거 살까... 러ㅜㅐㅁ;ㅣ뱢3러;ㅐ3ㅑ2ㅗ레ㅐ;21ㅗ레ㅐ;3ㅗ2ㄹ오23ㅣ" 

 "으즘므. 즈 즈믄 즘 흘게ㅇ...."가 혀끝에서 맴돌았지만 아줌마는 아랑곳 없이 원썬 빙의해서 넋두리 중. 아줌마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5분 정도 듣다보니 빵이 나왔다. 더 지체했다간 기차 놓칠까봐 존나 다급하게 튀소 구입하고 you'd better have my money!!! 기차까지 우사인 볼트 빙의해서 달리니까 안전하게 세이프. 데쓰요 데쓰요.

  는 튀소를 우걱우걱 처먹으면서 쓴 오늘의 일기였습니다. 원서 접수는 했는데 시험 보러 가기 싫은 이 심리는 대체 뭘까. 



덧글

  • JIP 2018/01/19 01:16 # 답글

    세이프!ㅋ
  • 섹사 2018/01/19 01:34 #

    기차 놓치는 줄 알았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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